2018년 이후 오랜만에 장편영화로 돌아온 김지운 감독의 <거미집>🕸️은 1970년대 영화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한 블랙코미디에요. 처음에는 신연식 감독의 '예술인' 시리즈로 기획됐던 시리즈였다고 해요. 신연식 감독의 '예술인👨🎨' 시리즈는 한국 근대사의 주요 예술이 10인을 조명하는 프로젝트인데요, 첫 영화는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<동주>로 좋은
스타트를 끊은 바 있어요. 원래 이 작품은 <하녀>로 알려진 김기영 감독의 전기를 다루려고 했는데, 이것도 2016년 당시의 이야기라 코로나 등 여러 상황을 맞이하면서 처음 기획과는 달리 지금의 모습을 갖춘 듯 해요.
<거미집>은 🖼️액자식 구성을 택하는 데요, 김열(송강호) 감독이 자신이 찍은 영화 '거미집'(슬슬 메타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죠?)의 결말을 재촬영하기 위해 벌어지는 일들과 '거미집' 영화 속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진행돼요. 물론 두 이야기가 '(자신의) 욕망을 위해 움직이는 다양한 인간 군상'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점은 있으나 같은 주제의식으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건 아니어서 액자식 구성을 택해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던 게 뭐지? 하고 의문이 들 수는 있어요.
김지운 감독도 "팬데믹 이후 한국영화 위축 속에서 영화는 무엇인가, 다시 의미를 묻게 됐고 이를 관객한테 보여주고 싶었다"고 하니 영화 내에서 주제의식이 강하게 드러나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선호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. 저는 보면서 그런 느낌이었어요. 친구 중에 이야기꾼인 친구 한 명 있는데 이 친구는 한 이야기를 해줘도 여기 갔다가, 저기 갔다가, 미사여구도 좀 있는 편이고 그래서 저 친구 이야기 듣는 게 재밌기는 한데 '이 이야기가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은 어디인가...' 생각이 들기도 하고 가끔 듣는 내 정신이 🌟안드로메다로 갔다오기도 하는 그런? (나만 이해하는 상황인가)
그리고 아무래도 블랙코미디 영화다 보니 유머코드가 맞지 않으면 '도대체 어디서 코미디라는 거지🧐'리고 느끼실 수도 있어요, 대체적으로 상황에서 오는 민망함 혹은 황당함에서 풀어내는 코미디가 많은 지라 우리에게 익숙한 명절영화처럼 몸개그나 언어유희로 빵빵 터지는 영화는 아니라는 점! 시청여부 선택하실 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. 한국 메이저 배급사에서 내는 명절영화들이 생각없이 보기 좋기도 하고 다같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좋기도 하지만 가끔 아쉬울 때도 있잖아요. 물론 <거미집>도 <거미집> 나름대로의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 명절 때 뭔가 색다른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께는 추천드려요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