최근 뉴스를 찾아보다 한국경제 매거진에서 흥미로운 기획기사 시리즈를 발견해서 들고 와봤는데요, 사후확증 편향(hindsight bias)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기업들이 어떤 비슷한 이유로 혹은 비슷한 패턴으로 위기에 빠지는지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요약문과 인상 깊었던 내용을 몇 개 추려봤어요. 시간이 되신다면 링크를 걸어놨으니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고 여기서 퀵하게 훑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!
#1. 반도체부터 콘텐츠까지...한국기업은 어쩌다 위기와 마주했나
: 국내 투자자들이 꿈을 안고 뛰어들었던 BBIG(바이오, 배터리, 인터넷, 게임)의 추락은 거셌다.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의 성장동력이 급속히 약해진 이유를 시대의 빠른 변화와 함께 거버넌스에서 찾았다. “삼성전자와 TSMC 이사회만 비교해봐도 주가와 실적 차이를 알 수 있다. TSMC의 이사회 구성을 보면 등기이사 10명 중 1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사외이사로 채워져 있다. 주목할 점은 6명의 사외이사 면면이다...TSMC는 전략을 다듬고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. 한국만 여전히 전근대적인 경영판단으로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실수를 한다.” 그들이 이룬 성공 공식을 답습하느라 혁신과 리더십이 부재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.
#2. 전략의 삼성은 없었다, 반도체를 흔든 30년 1위의 자만
: 1) D램 30년 1위의 방심, 파괴적 혁신의 실종 → 2) 리더십의 부재, 새로운 비전과 가치 제시 실패 → 3) 전략적 오류, AI반도체에서 중요한 파트너십 구축 부진
인상적인 말말말🐴: “이건희 회장은 항상 ‘10년 후 무엇을 먹고살 것인가’라는 질문을 했지만 최근 몇 년간 회사 내에서 이런 질문이 중요하게 다뤄진 것을 보지 못한 것 같다”고 말했다. 단기성과주의에 매몰된 결과라는 설명이다.
#3. 엔씨소프트, 리니지 성공방식에 얽매여 추락한 게임 대장주
: 1) 리니지 시리즈 이후, 흥행 IP 부재 → 2) 지나친 과금을 유도하는 'Pay to Win' 모델 유지 → 3) 과거 성공 방정식에 집착하며 시장 변화 거부
인상적인 말말말🐴: “리니지 IP 성공의 시간이 곧 실패를 잉태하는 시간이 됐고 다른 신사업은 모두 실패하는 와중에 인력이 늘어나며 구조적 함정에 빠졌다”
#4. CJ ENM, 무리한 투자로 한류 덕 못봤다 (링크)
: 1) 무리한 해외 투자, 재무적 부담 가중 → 2) 넷플릭스 공세에 전략적 대응 부재, 초기 콘텐츠 IP 확보 실패 → 3)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과도한 집착
인상적인 말말말🐴: 일각에서는 티빙의 경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는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. K-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유행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독자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하나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...한국이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. 세계 최대의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넷플릭스와 경쟁과 협력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가 필요한 이유다.
#5. 시총 3위 호령했던 네카오, 스타트업 정신의 실종
네이버 : 1) 스타트업 분위기 실종, 라인과 웹툰 이후 글로벌 사업 부재 → 2) 빅테크와의 AI 경쟁 격확했지만 성과는 부재 → 3) 일본 홍보는 했지만 현지 대관 역량 부재, 라인 사태의 간접적 원인
카카오 : 1)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내수 위주 사업 등 미래 성장 동력 상실 → 2) 쪼개기 상장, 경영진 리스크 등으로 투자자 신뢰 상실 → 3) 혁신보다 카카오톡 기반으로 시존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의 실패
#6. 아모레퍼시픽에서 혁신이 사라졌다
: 1) 혁신 실종, 세계 최초 쿠션 제품 개발 이후 히트작 부재 → 2) 해외시장 포트폴리오 경영 실패, 과도한 중국 집중 → 3) 중국 전략도 점포 중심으로 이뤄져 큰 타격
#7. 이마트, 온라인 함정에 빠지다
: 1) 선택과 집중 실패, 온라인에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확장 → 2) 조급증, 온라인 뒤처지자 비싼 값에 이베이 인수 → 3) 시너지 낼 수 있는 분야에서도 뒤늦은 판단
#8. 왕년의 유통왕국 롯데백화점, 혁신도 브랜딩도 없었다
: 1) 유통업의 본질 변화에 대응하지 못함, 부동산업에서 '몰링(쇼핑과 다양한 문화체험을 동시에 즐기는 것)'으로 → 2) 트렌드 변화에도 성공했던 과거의 다점포 전략을 고수 → 3) 리더십의 공백, 새로운 운영자 키워내는데 실패
#9. LG엔솔, 전기차 캐즘∙중국 성장에 막힌 '엔솔 효과'
: 1) 전기차 사업 캐즘(첨단 기술이나 상품이 개발되어 출시된 다음, 초기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에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거나 후퇴되어 단절이 일어나는 현상)으로 인한 시장 위축 → 2) 막대한 투자 대비 저조한 성장세에 대비하지 못한 위기관리 능력 부족 → 3) 저가 포트폴리오 구축 부진, 중국 기업의 공세에 대한 대응력 하락